젊었을 적 <슬램덩크>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일본만화를 번역했는데

장르를 넘어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이 만화는 주인공 강백호의

성장기를 다룬 농구만화의 전설로 꼽힙니다.

 

강백호는 점프력 뛰어나고 공을 향한 집념이 강하고 지구력과 승부욕도

남다릅니다. 서태웅을 향한 질투심도 있고 소연에 대한 사랑도 크고

깊습니다. 농구를 한번 시작했으면 잘 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당시 나는 내가 강백호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강백호 같은 농구천재가 되고

싶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농구를 잘 하고 싶다는 얘긴 더더욱 아닙니다.

 

강백호에게 농구를 잘 할 수 밖에 없는 기본기와 정신적 자산인 근성이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 인생을 잘 살 수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그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람도 만나면서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비옥하게 가꾸어진 토양이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창의적인 시도도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결심하거나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기에는 내 나이가

적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토양은 아직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강백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 토양에서 어떤 나무가 자라날지 모르겠지만 그 나무가 튼튼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13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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