왱이집

#1

모든 형편이 어려웠던 여자는 입양이든 이민이든 어려서 조국을 등지고

낯선 땅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국은 너무 식상하고 지구 반대편의

볼리비아나 파라과이쯤? 갖은 고생 끝에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여자는 문득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고향이

그리워졌습니다. 기억을 더듬었고 대한민국 전주를 생각해냈습니다.

여자는 남편과 딸을 데리고 그녀가 태어난 곳, 어렸을 적 얼마간은

살았었을 도시 전주를 찾았습니다.

#2

똑같이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흔히 쓰는 글자가 있는가

하면 평생 한번 볼까 말까 한 글자도 있습니다. ‘왱’는 후자입니다.

전주에 가면 ‘삼백집’, ‘현대옥’과 함께 콩나물국밥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는 ‘왱이집’이 있습니다.

‘왱’은 사전을 찾아 봐도 의성어 외에는 독립된 단어에 사용되는 예가

없는 글자입니다. ‘왱이집’은 왜 하필이면 그 글자를 상호에 넣었을까요?

여자 얘기는 사진 속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진만 보고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그 정도는 그다지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새로울 것도 없는 평범한 스토리입니다.

어쨌든 스토리를 이어 가면, 여자는 왱이집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은

여자는 잊었던 엄마를, 낳아준 조국의 냄새와 맛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그 맛을 여자의 뿌리로 기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3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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