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하 9도.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입니다.
몸이 춥다고 마음까지 얼어붙진 않으시겠죠?

얼마 전, 실제로 중견 기업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팀장이 한 푸념입니다.
“참 힘들다. 기껏 디자인해서 올리면 ‘X팀장, 요즘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알잖아’ 하면서
‘이거 빼고, 저거 빼고 요렇게 대충 디자인 하자’고 해요. 회사 어려운 건 알겠는데
그래도 쓸 돈은 써야 하지 않나요? 알면서도 (돈 때문에)후진 디자인 하는 내 마음 알죠?”

이번에는 비슷한 규모의 기업 임원에게서 들은 반대쪽 불만입니다.
“요즘 다들 어렵잖아? 경영하는 사람들은 돈 좀 줄여보려고 별 짓 다하는데 디자이너들은
참 철이 없어요. 직원 감원하고, 자재 값 네고 하고 고철까지 내다 파는 거 뻔히 알면서
제품(박스)만 삐까번쩍하면 뭐해? 디자이너는 매번 돈 쓸 생각만 한다니까.”

디자인팀장의 퍼렇게 멍든 마음을 알 것도 같고 경영층 임원의 고충도 일견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5년 전, 삼성전자의 한 디자이너는 ‘수출하는 모니터의 물류비용이 너무 크다.
그 돈을 줄일 수 있는 모니터를 만들 수 없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고심 끝에 그는 납작하게 다리를 접어서 박스에 들어가는, 일명 고양이 모니터라고 불리는
모니터를 디자인했습니다. 이 모니터는 기존 모니터에 비해 박스 크기가 2/3 밖에 되지 않아
컨테이너에 더 많이 넣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물류비용 절감에 혁혁한 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디자이너는 이 모니터로 전세계 디자인상 12개를 휩쓸었습니다.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영상아트팀원이라면 위의 얘기를 그냥 귓등으로
가볍게 흘려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소개 드렸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루틴하게 일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문제의식을 가질 사이도 없이 시간에 쫓겨 대충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바쁘고 힘들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는 훈련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힘차고 신나는 하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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