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길 때 가장 곤혹스러운 건 언어가 갖는 의미의 다중성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Prince는 대부분 ‘왕자’로 번역하지만 영화나 소설에서 왕자를 뜻하는 경우는
10%도 안 됩니다. 영화 <벤허>에서는 ‘족장’,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선 ‘대공’,
마키아벨리의 글에선 ‘군주’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지난 주 벌어졌던 인간과 기계(AI)의 번역 대결을 놓고 뒷말이 많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번역사 4명과 세 종류의 번역기계(구글, 네이버, 시스트란)가 한국어와 영어 문장을
번역하는 대회였습니다.

심사 결과 정확성, 표현력, 논리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60점 만점에 인간이 49점,
세 기계는 각각 28점, 17점, 15점을 받아 인간이 기계를 압도했다고 주최측은 설명합니다.
요약하면 속도는 기계가 앞섰으나 정확성과 표현력에선 아직 인간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게
대회를 주관한 사람들의 해석이었습니다.

AI가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관용어와 상용어의 번역은 인간의 영역이어서 당분간 기계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보고서는 30년 이내에 사라질 직업으로
번역사를 첫손에 꼽습니다. 이세돌을 이기고 최근엔 세계 최고수 프로기사들과 대결을 벌여
60연승을 기록 중인 알파고처럼 이른바 머신러닝으로 일컫는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단계에
이르면 기계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인간의 자질과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어느 쪽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번역만큼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번역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가치, 감정을 옮기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1408 ^^*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