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독자라야 고작 몇십 명 정도지만 개인 메일로 보내던 글을 공개 사이트로 열어 놓으니까
뜻밖의 반응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내가 쓴 글에 불만을 품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비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받았습니다.

내가 쓴 글이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단지 그 사람은 생각이 나와 다르구나 하고
별 동요 없이 넘겼습니다. 그리고 일단 활자화된 글은 독자의 몫이니만큼 칭찬이나 비난에도
의연해야겠다고 마음 먹긴 했지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서로 아는 게 너무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법륜 스님은 ‘지혜의 지식화’를 경계하라고 합니다. 지혜의 지식화는 쉽게 말해
‘머리로만 아는 것’을 뜻합니다. 지식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으로 얻어지며 지혜는
하루하루 덜어내는 것으로 얻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혜를 지식화한다면
‘덜어냄’을 쌓아두는 것이니 그 자체로 모순이 됩니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알아서, 너무 많이 알려고 해서 탈입니다.
어쩌면 지식과 지혜를 혼동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쌓아야 할 것과 덜어내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하는데 모두 쌓아두려고 하는 것에서 어긋남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서도 현실의 삶은 도무지 바뀌지 않고
모두 과녁을 빗나간 결과를 낳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식은 가깝고 지혜는 멀다고 해야 할까요.

그 사람은 내 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그 사람의 글에서
내가 배울 것을 갈무리해야겠습니다. 일종의 ‘지혜의 경험’으로요. 1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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