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는 스승이 없습니다. 정규 교육제도 안에 있을 때도,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도 누구를 스승이라며 따로 모시고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적어도 그게
어떤 제도권 안에서 그리고 그 안의 규칙과 규율에 의한 것이라면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건방지고 삐딱한 성격 탓인지 쓸데없이 눈이 높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역설적으로는 그만큼 스승에 대한 갈망이 크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알게 된
좋은 어른들은 몇 분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연락하지도 않고 삶에 관한 것이든
일이나 다른 것에 대한 것이든 의도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스승이라고 굳이 많은 걸 가르치려 하고 보살피려 한다면, 그래서 간섭의
지경에까지 이른다면 그게 하나의 권력으로 변질될까 봐 경계하는 편입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요즘은 나한테 잔소리 들으면서
내 주위에 앉아 있는 후배들이 나의 스승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허술하고 안일하고 무책임한 삶이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깨닫고 느낀 것들을
내 방식대로 떠들어내는 게 내 방식입니다. 공감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들 자신의 얘기를 합니다.

너무 내밀하고 아파서 입이 잘 안 떼어지는 얘기라면 말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게 듣게 되는 얘기가 보잘것없고 하찮을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삶의 무게로 묵직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애기들,
내 스승은 그런 것들입니다. 1419 ^^*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