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입니다. 대로변 플라타너스 굵은 가지들이 뭉터기로 잘려 나갑니다.
이 나무 저 나무 공중을 옮겨다니는 크레인에서 전기톱은 무심하게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겨울을 잘라내고 봄을 맞는 준비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겠지요. 회사 근처 안양천도 만개한 벚꽃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입니다. <봄봄봄> <벚꽃 엔딩> <우연히 봄>…
봄이면 캐럴처럼 들리는 경쾌한 봄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속도 없이 그냥
좋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의 봄노래도 있습니다. <봄이 좋냐> <봄 사랑 벚꽃 말고>
<왜 또 봄이야>처럼 삐딱한 노래들입니다. 가사도 반항적이어서 그런지 젊은
층에서 공감하며 인기도 많은 곡들입니다. 도발적이면서 시비 걸듯이 봄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하긴, 여름은 더워서 짜증나고 가을은 쓸쓸하며 겨울은 봄에 비해 일방적인데
오직 봄만은 화창하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며 저절로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
눈물이 흐르기도 해 감정이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한다고 노래한 고전도 있습니다.

봄이 봄인 이유는 시작이나 설렘, 새로움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봄 다음에
겨울이 오는 게 아니고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옵니다. 이 순서가 순리입니다.
봄이 오는 것은 추운 겨울을 견뎌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사람에게
봄은 더 절실합니다.

아우슈비츠의 봄, 서울의 봄, 아랍의 봄처럼 봄은 역사 속에서도 존재합니다.
봄은 인생과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그리고 매번 다르게 대답하라고
부추깁니다. 올 해 봄처럼 분노나 슬픔, 안타까움을 강하게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1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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