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 중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보는 무시하고 부합하는 정보만 믿습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선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라고 합니다.

그래서 보수진영에겐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만 보이고 진보에겐 ‘반민주, 독재’만
보이고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증편향은 침투력이 매우 강해서 개인과 집단, 또는
국가 차원에서 발생하는 온갖 논쟁과 오해, 갈등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힙합가수 타블로가 학력 위조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몇몇
네티즌들이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그의 학력에 대해 SNS에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순식간에 인터넷 카페가 만들어지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타블로가 졸업장을 공개하고 대학측이 거듭 사실 확인을 해 줘도 그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결국 검찰이 나서 법적으로 대응하자 논란은 수그러들었고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네티즌들은 그제야 잘못을 시인하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애초부터 이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진실이든 그냥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게 진실이라고 믿어버린 겁니다.

천지가 개벽할 때 살았다는 괴물이 있습니다.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나
듣지 못합니다. 그저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할 뿐 결코 앞으로 나아가는 일도
없습니다. 이 괴물이 바로 ‘혼돈’입니다.

다음 달 ‘장미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간의 선거운동이 점점 혼돈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봐야 할 것을 보지 않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니 혼돈이 활개를
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동전의 뒷면이 없는 게 아닙니다. 1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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