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한참 심취했던 작가가 있습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물론 전공 수업 때문이기도 했지만 극적인 그의 삶을 알고부터 더욱 깊은 연민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알고 있다.                                                      Ich weiβ natürlich :
나는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에                              einzig durch glück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Habe ich so viele freunde überlebt.
그런데 지난 밤 꿈 속에서                                     Aber heute nacht im traum
친구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Hürte ich diese freude von mir sagen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Die stürkeren überleben.’
그러자 나는 내 자신이 미워졌다.                         Und ich haβte mich.

브레히트의 유명한 시 <살아 남은 자의 슬픔>입니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그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오죽했으면 ‘구두보다 나라를 더 자주 바꿨다’는
말을 남겼을까요. 브레히트는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핀란드와 러시아를 전전하다
미국에서 추방 당한 후 스위스를 거쳐 동베를린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이 시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1941년 브레히트는 코 앞까지 진격해 온 나치를 피해
모스크바를 탈출하면서 결핵 때문에 이동이 불가능한 연인 스테핀을 남겨 두고
떠납니다. 훗날을 기약했지만 스테핀은 결국 결핵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맙니다.

스테핀에 대한 죄책감이 이 시를 탄생시켰습니다. 살아 남은 게 자랑이 아니라
죄스러운 일이 됐던 시대. 그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사진은 1710년 착공해 거의 20년 동안 지어졌던 독일 드레스덴의 쯔빙거 궁전
광장입니다. 1945년 연합국의 폭격으로 폐허가 됐던 도시 드레스덴.

쯔빙거 궁전도 거의 다 파괴됐으나 1963년 기초부터 철저한 복구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 때 ‘엘베 강의 피렌체’로
불렸던 이 도시를 지키고 있습니다. 13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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