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입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했던가요?
키 큰 가로등 부부가  우산 하나를 나눠 쓴 연인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우리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살짝 사이를 두고 선 연인이 조금은 어색해 보입니다.
희뿌연 물안개를 뚫고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니면
무슨 근심스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연인의 회색빛 염려가 걷히고 환한 백지처럼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최옥 시인의 <백지>를 떠올립니다.

처음부터 그대는 백지였다.
쳐다만 봐도 말문이 막히고 하얀 손수건처럼 자꾸만 서러워졌다.
적고 또 적어도 내 마음 다 쓸 수 없는,
읽고 또 읽어도 그대 다 읽지 못할
처음부터 그대는 내가 아무 것도 쓸 수 없었던 백지.

혼자 하는 사랑에도 기쁨이 있다면
함께 하는 사랑은 얼마나 큰 기쁨이 있을까.
바라만 봐도 이다지 가슴 떨리는데
그대 마주 본다면 얼마나 얼마나 눈부실까.

언젠가 쓰고 싶은 말은 오직 한 마디
그대 마지막 한 줄이 나에게 허락된다면. 1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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