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잡혀 있었던 운동 약속을 취소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골프 약속은 본인이 사망하는 일 외에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지만
공식적인 모임도 아니고 나 하나 빠져도 대신 할 사람이 있고
취소한다고 폐가 되거나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사이들도 아니어서
부담 없이 ‘불가(不可)’ 통보를 했습니다.

솔직히 아직 춥기도 하고 처리해야 할 밀린 일도 있어서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댄 것입니다.
좀 무리하면 못 할 것도 없지만 지난 주 삐끗한 허리가 아직
말끔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시간을 벌었고 미뤄두었던 내용이 제법 무거운 책도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 경영자들 사이에 인문학 붐이 불고 있습니다.
문학, 사학,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무엇 때문에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질곡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은 무엇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탐구하는 것으로 가장 근본적인 학문입니다.

고승철의 <CEO 인문학>은 왜 인문학을 하는지
그 중에서도 특히 왜 문학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특수한 사건 당사자의 행위를 기록한 ‘특수성’을 지니지만
문학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보편성’을 띤다는 점이 다르다.
역사는 인간을 시간의 축으로 이해하는 학문이고
철학은 공간의 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구유하는 존재이므로
역사나 철학이 아무리 철저하다 해도
인간의 반쪽 이상은 접근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그렇다고 역사와 철학의 합이 곧 인간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문학은 인간을 총체적이고도 시간과 공간의 좌표를 동시적으로 해명하고자
시도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반쪽만의 해명에 매달려 있는
역사나 철학보다 더 완전성을 지향하는 학문이다.
문학은 역사나 철학이 지닌 논리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 차원 높은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문학의 세 축에 굳이 순서를 매기면 문학, 사학, 철학이 된다.

이 정도만 이해해도 책 한 권의 핵심 내용은 모두 이해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목표를 정해 놓고 하나씩 하나씩 깨우쳐 가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남아 있는 겨울의 찌꺼기는 훌훌 털어버리고
스스로에게 새 힘을 불어 넣는 한 주 되세요. 홧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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