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시대 독일의 친위대 장교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독일이 점령한 유럽 각지의 유대인들을 체포해 강제로 이주시키고
집단 학살을 지휘했던 인물이지요.

아이히만은 상사의 명령에 충실하게 복종하는 사람입니다. 오로지 지위와 경력,
개인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던 그는 근면하고 성실한 ‘직장인’이거나
원칙에 충실한 공무원 아니면 책임감 강한 가장이었습니다.

그는 법정에서 “나의 유죄는 복종에서 나왔으며 복종은 미덕이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죄는 유대인을 수용소로 이주시킨 게 아닙니다.
그의 진짜 죄는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사고할 수 없는 무능, 심지어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과
공감능력의 부재, 심지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주어진
일이 가져올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는 ‘무사유’가 바로 끔찍한 재앙을 초래한 것입니다.

악은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특정인, 특정 집단의 특수한 속성도 아닙니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안락한 생활만 보장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자기도 모르게 악의 세속적 구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전쟁이나 참혹한 학살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갖은
부정의들은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운명에 무관심한 채 자신의 일만 기꺼이
수행하면서 살아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1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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