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Gallery), 템즈 강변의 20년 동안 버려졌던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만든 현대 미술관입니다. 도심 속 대표적 흉물인 발전소를
부수는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해 한 해 400만명이 찾는 최고의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 1900년 당시 초호화 기차역이었지만 새로운
열차가 개발되고 플랫폼 규격이 맞지 않아 1939년부터 장거리 열차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쇠퇴하던 역은 1973년 문을 닫았고 1986년에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현재는 루브르와 함께 파리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 됐습니다.

졸페라인(Zollverein) 탄광. 독일 에센 외곽에 있는 이 탄광은 산업혁명 시기에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1986년
문을 닫았고 10년간 방치됐다가 한 예술가의 노력이 계기가 되어 디자인 박물관,
스쿠버 다이빙장, 아이스링크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뉴욕의 하이라인(Highline park), 1934년 화물운송용으로 개통된 고가철로가
폐쇄되고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뉴욕시는 잡초와 쓰레기로 덮여 있던
폐선로에 나무와 꽃을 심고 정원과 쉼터를 만들어 2009년 시민에게 개방했습니다.
느림의 상징인 보행로에는 앉을 곳, 누울 곳, 감상할 곳이 많아 연간 600만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2014년 서울시는 서울역 앞 낡은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도심 속 공원으로
재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에서 영감을 얻었지요.
45년 동안 자동차 길이었던 이 도로는 2015년 폐쇄됐고 1년 6개월 만인
지난 토요일, 퇴계로와 만리동을 잇는 국내 첫 공중 보행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서울로7017. 도로가 개통된 1970년의 ‘70’과 다시 태어난 2017년에서 ‘17’을 따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난 주말에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이라인
파크처럼 사랑 받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주변 영세업자들을 내모는
젠트리피케이션, 혼잡한 교통, 안전 문제, 그늘과 쉴 곳 해결 같은.

하지만 “원래 땅에는 길이 없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된다”는
노쉰의 말처럼 길은 사람들이 만든 흔적의 결과물입니다. 서울로7017이 서울의
새 명물이 될 지는 시민들의 발걸음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1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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