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웬만한 일에는 감동하지 않게 돼 버렸습니다. 어이없는 일들을
현실에서 많이 겪으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는 남을 동정하거나
다른 이들에 공감하는 것도 빈도나 크기가 줄었습니다.

이런 글을 봤습니다.
‘동정(sympathy)은 타인의 아픔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고 공감(empathy)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동정은 내 삶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당히 남을 걱정하는 것이라면
공감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정에는
타인의 아픔을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면서 ‘저 사람을 보니 나는 아직 괜찮게
살고 있네’ 라는 우월감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동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참혹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삶을
안방에서 지켜보고 얼마씩 기부하면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감정.”
그러고 보면 ‘값싼 동정’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지 싶습니다.

그런데 동정 아닌 공감을 실제로 실천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동정을
하고 ‘공감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감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공감능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공감도 너무 많이 하면 피로에 빠집니다.
공감에너지를 완전히 소모해버려서 마음이 꿈쩍도 하지 않는 상태를 ‘공감 피로’라고
합니다. 일종의 감정이 탈진한 상태입니다. 병든 가족을 오랫동안 돌보고 있는
가족이나 중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나 간호사가 이런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어쩌면 직접 경험하고 똑 같은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는, 처절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없다면 공감이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감정의 경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4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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