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밝혔듯이 내 글은 대부분 나와 내 주변에서 비롯됩니다. 오늘은 딸아이의
친구가 사주(?)한 주제를 생각하다가 글감을 찾았습니다. 그 친구는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고 했습니다.

2013년 외무고시 폐지에 이어 사법시험이 이번 주 2차시험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고시 폐인을 양산하고 현대판 과거제도라는 등 비판도
많았지만 시험제도는 우리 사회에서 신분 상승의 주요한 통로였습니다.
사법고시와 외무고시, 행정고시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졌다는 말을 합니다. 강남 아이들이
외고, 과학고를 거쳐 명문대를 휩쓸고 경제력이 있어야 로스쿨도 가고
판검사도 꿈꿀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대통령으로 기억될 지난 번 대통령도 부모의 후광이
없었더라면 그 자리에 절대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 재벌 기업을 이끄는
이들 또한 할아버지, 아버지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의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내세울 것 없는 배경이지만 꿈과 노력만으로 부자도 되고, 석학도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는 물려 받은 게 없는
사람들은 더 이상 용이 되기 어렵습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그렇게 믿기 시작했습니다. 낙하산으로 산 중턱에서부터
등산을 시작하니 보통 사람들이 아무리 새벽부터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올라도
경쟁을 하기 어렵습니다. 불공평한 게임입니다.

문제는 세습입니다. 노력하면 ‘용’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차차 옅어져 갑니다.
계몽의 주체가 될 필요까지는 없지만 심지어 TV 예능프로그램까지 세습사회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남들의 유산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사회는 앞으로 나갈 동력을 잃습니다. 이런 사회를 물려주게 되어 앞선 세대로서
책임을 느낍니다. 1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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