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쓰는 일과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얘기입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도공 시절,
군위로 재직한 기해는 나이가 들어 퇴직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군위는 평상시에는 군정을 담당하고 전시에는 사령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직책입니다.

임금인 도공은 퇴임하는 기해에게 후임자를 추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기해가 추천한 인물은 기해의 원수 집안의 아들로 ‘해호’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도공이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해호는 당신의 원수인 해양의 아들이 아니오?”
그러자 기해는 “주공께서는 제게 후임자로 적절한 사람을 물으셨지
저의 원수가 누구인지 물으신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기해의 추천으로 군위에 오르려던 해호가 갑자기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도공은 다시 기해를 불러 물었습니다.
공석이 된 군위 자리에 기해는 기오를 추천했습니다.
도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기오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오?”

그러자 기해는 “주공께서는 제게 후임자로 해호 다음으로 적절한 사람이
누구인지 물으셨지 누가 제 아들인지를 묻지 않으셨습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물론 도공은 기오를 신임 군위에 임명했구요.

뒤늦은 감이 있지만 나라의 중요한 부처를 맡고 있는 수장이
딸의 채용과 관련해 망신한 것을 보면서 씁쓸하게 떠올린 고사입니다.
기해는 밖으로는 원수의 아들을 천거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고
안으로는 자식을 추천하는 것을 피하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엄정했습니다.
물론 우리 외교부와 그 우두머리도 기해처럼 공과 사를 엄중하게 가리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움 없는 채용을 했겠지만요…

어제는 나라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재벌그룹 총수들을 불러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공정한 사회’를 외치며 ‘相生’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소리가 크면 클수록 공허하게 들리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반칙하지 않는 하루 보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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