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 빈 공간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의 새로 지은 건물 로비입니다. 이 건물을 짓기 전에 건물의 효용성을 높이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자는 취지로 회사의 각 부문에서 사람을 뽑아 ‘건축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몇 달에 걸쳐 조사를 하고 수십 차례 회의와 해외 벤치마킹까지 하며 설계를 마쳤지만 결국에는 ‘윗사람 뜻’ 대로 건물이 완성됐습니다. 원래 방송용 스튜디오가 들어서기로 했던 1층은 건설 중간에 계획이 바뀌면서 별다른... Continue Reading →

Advertisements

포토에세이 – 詩적이라는 말

서정적인 문장, 아름답게 묘사가 잘 된 글을 보면 사람들은 흔히 ‘시(詩)적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서정적’이라는 기준이 다르고 아름다움의 관점도 제 각각이기 때문에 ‘시적이다’ 라는 말은 보편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시적이다’ 라고 말할 때 시에 대한 인식 속에는 ‘시란 그저 풍경을 아름답게 읊는 것’이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생각을 좀 보태면 어떤 사물, 또는...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스페인계단

수 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부를 면면히 들여다보면 건축에는 오직 6가지 요소밖에 없습니다. 벽, 문, 창문, 계단, 지붕 그리고 바닥. 이 여섯 가지가 건축의 모든 것입니다. 이 여섯 요소가 건물마다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 상호 위치관계에 따라서 다른 건축물을 만들어냅니다. 여섯 가지 요소 중에서 벽, 지붕, 바닥은 공간을 구분하는...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말로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뜻입니다. 춘추시대 거문고를 잘 타는 백아에게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백아가 거문고로 높은 산을 노래하면 종자기는 “하늘 높이 우뚝 솟는 느낌이 꼭 태산처럼 웅장하군” 하고 느낌을 말하고 큰 강을 연주하면 “도도하게 흐르는 강이 꼭 황하 같은데” 라며 백아의 음악을 정확히 이해하고 알아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가족

다소 과격하지만 ‘가족이란 누가 안 보면 갖다 버리고 싶은 것’이라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말에 공감한다는 사람을 종종 봤습니다. 물론 그들도 가족을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반발 심리’ 비슷한 감정으로 이해합니다. 가족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대가족과 핵가족을 구분하던 시절에서 한 부모 가족, 조손 가족, 입양 가족과 다문화 가족 등 범위가 폭넓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허혁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버스기사들이 사납고 불량해 보이는 건 만인에게 ‘을(乙)’이라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위악(僞惡)을 떨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그의 에세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는 버스 운전석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입니다. 버스기사가 왜 과속을 하고 신호위반을 일삼는지, 흐린 날에도 왜 선글라스를 쓰는지, 좀처럼 대꾸도 안 하고 왜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지 알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를 좀 더...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머리 올리기

‘머리 얹다’는 원래 시집가는 것을 낮춰 부르는 말입니다. 머슴이나 하인 등 신분이 낮은 계층의 결혼식을 말할 때 주로 썼습니다. ‘머리 올리다’로 말하기도 합니다. 처녀든 과부든 전통적인 혼례를 거치지 않고 동거생활을 시작하는 경우에도 씁니다. 여자가 혼인할 때 떠꺼머리를 풀고 쪽을 지기 위해 머리를 감아 올리던 풍습에서 시작된 듯합니다. 점잖은 표현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는 어린 기생을 어른이...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일기일회

처형이 책을 냈습니다. 일본 교토(京都)를 열 번 넘게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그곳에서 맺은 인연을 한 권으로 엮은 것입니다. 남다른 감수성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예민한 촉각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처음 내는 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글과 사진에 깜짝 놀랐습니다. 자주 가던 카페에서 만난 할머니로부터 뜻하지 않게 기모노를 선물 받은 사연, 열차에서 우연히 알게 된 니시무라상과의... Continue Reading →

포토에세이 – 북한산에서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이문재 시인의 입니다. 이 세상은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한 사람을 세상 전부로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저 한 사람에... Continue Reading →

Blog at WordPress.com.

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