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2010.10.26

지난 일요일, 결혼식에 갔습니다.
막히는 도로를 한 시간 반이나 운전을 한 데다 예식장 주차장이 혼잡해
공영주차장을 찾아 주차하느라고 식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탈진한 상태였습니다.

시간 간격이 있다고는 하지만 예식을 마친 커플과
결혼식이 진행중인 예비 부부, 그리고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신랑 신부와 가족, 그리고 각각의 하객들이 섞이면서 예식장의 혼잡스러움은
옛날 시골의 장날을 방불케 했습니다.

가뜩이나 번잡스러운 것을 못 견뎌 하는 성격이어서 신부대기실에 있는 은영씨를 찾아
인사를 마치고 나서는 거의 넋이 나간 상태로 있었습니다.
혼란을 좀 피할까 싶어 밖에 나와 기다리는 동안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폼이 하객들의 식권을 확인하고
피로연장으로 안내하는 예식장 소속 직원인 것 같았습니다.

“계단 조심하세요.”
“오늘 육회 정말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식사 마치고 커피 꼭 드시고 가세요.”
“음식 괜찮으셨어요? 안녕히 가세요.”
“어르신, 손잡이 꼭 잡으세요.”

그 혼잡한 틈바구니에서도 기분 좋은 웃음과 친절한 표정으로
하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식권만 받고 식당으로 안내하면 될 일을 손님의 나이나 분위기에 따라
일일이 관심을 갖고 적절한 인사를 덧붙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습니다.
평범한 외모지만 얼마나 예뻐 보이고 광채가 나던지요.

저는 예식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계속 그 여직원만 힐끔거리고 있었습니다.
격무에 지친 탓인지 무표정한 얼굴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다른
직원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식권을 확인하고 식당으로 안내하는 하찮은 일이지만
그 직원은 정성을 다 해 그 일을 하고 있었고 스스로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저런 직원을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모든 일에 진심을 담아 일하기 때문에 하지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식장이 있는 그 길을 지날 때면 그 여직원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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